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두고 "내란의 망령"이라며 맹비난했다. 정 대표는 20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장 대표가 지난 17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장 대표가 SNS에 남긴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는 표현에 대해 "제2의 뭘 하려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섬짓했다"고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내란의 주범"으로 규정하며, 이러한 인물을 만나 "싸우자"고 투쟁을 선동하는 것은 "해괴망측한 짓"이자 "끔찍하고 참담하다"고 비판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정 대표의 비판은 장 대표의 행보가 단순한 면회를 넘어, 내란 세력과의 연대를 공고히 하고 제2의 내란을 선동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서 비롯된다. 그는 "내란에 동조한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내란 세력과 손잡고 또 다른 계엄을 꾸미자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이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헌정 파괴 시도"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장 대표의 면회와 발언을 '헌정질서 부정 행위'로 보고 있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헌법적 행위를 지속한다면 위헌 정당 해산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경고하며, 이번 사안을 정당의 존립 문제와 직결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강경 발언의 배경에는 장 대표가 면회 후 SNS에 남긴 글이 있다. 장 대표는 "힘든 상황에서도 성경 말씀과 기도로 단단히 무장하고 계셨다. 우리도 하나로 뭉쳐 싸우자"고 적었는데, 민주당은 바로 이 '무장'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한 비유적 표현을 넘어, 실제적인 물리적 행동을 암시하는 불온한 언어라는 것이다. 이는 과거 내란 사태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정치적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현재 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결국 장 대표의 한 줄짜리 SNS 글이 여의도 정가에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며, '내란'과 '정당 해산'이라는 극단적인 단어까지 소환하는 기폭제가 된 셈이다.

 

한편, 이날 정 대표는 당 사법개혁안에서 '4심제'로 불리는 재판소원 도입이 제외된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물리적으로 추석 연휴 등 사법개혁 특위에서 재판소원 문제에 대해 논의하다가 마무리를 못해서 당 지도부의 의견으로 재판소원에 대한 입법발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재판소원 도입이 무산된 것이 아니라, 당 지도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할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 역시 "사법개혁 특위가 마련한 개혁안에 더해 지도부의 결정으로 재판소원 건도 함께 공론화의 장에 올려진다"고 덧붙여, 재판소원이 여전히 민주당의 핵심 사법개혁 과제임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