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하며 강경 투쟁을 공식화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이와 같은 총의를 모았다고 밝히며,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를 예고한 '8대 악법'을 저지하고 그 부당함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이로써 여야의 극한 대치가 재점화되면서 정국은 또다시 급격하게 얼어붙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전략은 모든 법안을 대상으로 하되, 세부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 송 원내대표는 "오늘 본회의에 상정되는 법안 전 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선언하면서도, "3건의 국가보증동의안은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에 따라 찬성 처리하고, 네 번째 법안부터 필리버스터에 돌입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설명했다. 이는 무조건적인 의사일정 방해가 아닌, 명확한 목표를 가진 전략적 투쟁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의 첫 대상이 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에 대해 일부 동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까지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송 원내대표는 "'사법파괴 5대 악법'과 '국민 입틀막 3대 악법'에 대해 민주당이 강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없는 상태에서 다른 법안을 순순히 처리해 주면, 우리가 왜 반대하는지 국민께 알려드릴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즉, 쟁점이 적은 법안을 지렛대 삼아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 시도를 막고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속내다.

 

결국 국민의힘의 이번 '전면 필리버스터' 카드는 단순히 개별 법안에 대한 반대를 넘어, 자신들이 '8대 악법'으로 규정한 법안들이 가져올 헌정 질서 파괴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인 셈이다. 송 원내대표는 "8대 악법으로 헌정 기본질서가 파괴되고 붕괴되는 부분을 국민들께 소상히 알려드리기 위해 쟁점이 많지 않은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실시하게 됐다"고 거듭 강조하며, 이번 투쟁의 정당성이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