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공동 발의를 추진 중인 '통일교 정치권 금품수수 의혹 특별검사법(특검법)'을 전격 수용하겠다고 22일 밝혔다. 민주당은 당초 특검 수용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하루 만에 입장을 선회하며 오히려 특검의 조사 범위를 여야 정치인 전체로 확대하고 지난 대선 개입 의혹까지 포함하자고 역제안해 정국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당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교 특검 수용 의사를 공식 발표했다. 정 대표는 "통일교 특검은 불가하다고 제가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와서) 못 받을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 연루자 모두를 포함시켜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도 저는 좋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의 초점이 국민의힘 측에 맞춰져야 함을 강조했다. 이는 전날까지 "현재 (통일교) 특검에 동의할 만한 수준의 명백함이 떨어진다", "현 단계에서는 특검을 수용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신중론을 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특검을 회피한다는 프레임에 갇히는 것을 피하고, 오히려 특검을 통해 의혹의 전모를 밝혀 국민의힘을 압박하는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 대표의 발언에 힘을 실으며 특검의 조사 범위를 대폭 확대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힘은 뭔가 착각한 것 같다. 마치 민주당이 뭐라도 있어 특검을 회피하는 줄 알고 앞장서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며 "아마 내심으로는 민주당이 특검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통일교에 대한 특검을 하자. 여야 정치인 누구도 예외 없이 모두 포함해서 특검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특검의 조사 대상으로 단순 금품수수 의혹을 넘어선 중대 사안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의 통일교가 정치에 어떻게 개입했는지도 한번 밝혀보자"며, 통일교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특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나아가 "헌법 위배의 정교 유착 의혹, 불법 정치자금 로비와 영향력 행사까지 모두 특검 대상에 포함해서 철저히 한번 밝혀볼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의혹의 본질이 '정교 유착'에 있다고 규정하며 사안의 중대성을 부각했다. 그는 "정교 유착은 헌법 질서와 직결된 중대 사안"이라며 "위반한 정당은 해산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관련자는 중형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통일교 특검을 통해 드러날 수 있는 정치권의 부패 고리를 뿌리 뽑겠다는 민주당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전날 통일교가 정치권에 금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법 공동 발의에 합의했다. 이들의 특검 추진은 주로 야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으나, 민주당이 이를 수용하며 역공에 나섬에 따라 특검 정국은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다.

 

민주당의 전격적인 특검 수용으로 인해 통일교 특검법은 국회에서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특검의 수사 범위와 특검 추천 방식 등을 두고 여야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예상돼 특검법 발의와 시행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전체를 뒤흔들 '통일교 특검'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