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전남 득표수 일치, 선관위 "우연일 뿐"
지방선거 개표 결과 일부 지역에서 후보자들의 득표수가 소수점 단위까지 일치하는 이른바 '쌍둥이 득표' 현상이 나타나면서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인천과 전남 등 서로 다른 투표소에서 1위와 2위 후보의 사전투표 득표수가 완벽하게 일치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견된 것이 발단이 됐다. 여권은 이를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조직적인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으며,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과정의 독립성을 근거로 근거 없는 의혹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논란의 중심은 인천 송도와 전남 고흥 등 총 10곳에 달하는 투표소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송도1동과 2동에서 박찬대 후보와 유정복 후보가 각각 3,030표와 1,440표라는 동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전남광주시장 선거 역시 광주 송정1동과 고흥군 금산면에서 민형배 후보와 이정현 후보의 득표수가 1,401표와 120표로 똑같이 집계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지역적 특성이 전혀 다른 곳에서 발생한 수치 일치에 대해 야권 지지층과 여당 지도부는 즉각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연계하며 선거 무효화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장동혁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확률이 천문학적인 수치임을 강조하며,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일어나기 힘든 일이 동시에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여당 측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전면적인 재선거가 필요하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을 넘어 선거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반면 개혁신당과 학계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통계학적 무지에서 비롯된 과잉 반응이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대표는 통계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하며 여당이 제시한 확률 산출 근거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허명회 고려대 명예교수는 특정 지역의 투표 성향이 비슷할 경우 수학적으로 충분히 발생 가능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광주와 전남처럼 특정 정당 지지세가 뚜렷한 곳에서는 득표수 일치 사례가 나올 확률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논리를 펴며 과도한 공포 정치를 경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부정선거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하며 개표 시스템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선관위는 문제가 된 투표소들이 서로 다른 개표소에서 독립적인 경로로 집계되었음을 확인했다. 투표지 분류기와 집계 인력이 완전히 분리된 상태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은 통계적 우연일 뿐, 인위적인 조작이 개입할 틈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전체 투표자 수나 무효표 등 세부 데이터가 상이하다는 점을 들어 조작설의 논리적 허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현재 선관위는 각 정당과 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들이 전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을 들어 선거 정의에 문제가 없음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의 재선거 요구와 야당의 통계적 반박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선거 이후의 정국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선관위는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개표 데이터의 정밀 분석 결과를 추가로 공개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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