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줄이려다 싸움…“윤석열” 한마디에 與野 고성
패스트트랙 심사 기간을 줄이는 국회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회의장에서는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의 ‘호칭’을 둘러싸고 여야가 거칠게 충돌했다.29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신속처리안건, 이른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의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논의됐다. 개정안은 패스트트랙 안건의 상임위원회 심사 기간을 기존 180일에서 60일로 줄이고,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 기간도 90일에서 30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이 민주당의 입법 속도전을 위한 장치라고 반발했다. 야당 간사인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에서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법안을 졸속으로 처리하려는 이유는 8월 17일 민주당 전당대회용”이라며 “개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입법이자 ‘이재명 공소 취소’, ‘연임 개헌’ 등 악법 추진을 위한 빌드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회의장에서 나오지 말아야 할 발언을 간사가 서슴없이 했다”며 “표현상 문제가 있었다는 사과 발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지지층을 겨냥한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였다.
그러자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개딸은 개혁의 딸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고 민주당의 핵심 지지자들로 알고 있다”며 “그분들을 언급한 것에 대해 왜 분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논쟁은 곧 국민의힘 지지층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둘러싼 공방으로 번졌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그렇다면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인 백골단과 윤 어게인 얘기도 자주 해드리겠다”고 받아쳤다. 이어 국민의힘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비판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있느냐”며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의회민주주의를 짓밟으려 했던 사람들이 무슨 민주주의를 논하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회의장은 크게 술렁였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 동네 애 이름 부르듯이 윤석열이라고 하느냐”고 항의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호칭을 문제 삼았고,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국민의힘은 현직 대통령에게도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붙이지 않고 이재명이라고 부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최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참석한 집회 현장에서 ‘재명아, 나랑 싸우자’ 등 반말 문구가 적힌 손팻말이 등장한 점도 거론됐다. 전용기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라는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재명이라고 이름만 부르지 않느냐”며 “그런데 윤석열이라고 했다고 소리 지르고 퇴장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이어지면서 회의장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김태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거센 항의 끝에 회의장에서 퇴장했고, 이후 표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법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민주당은 신속한 민생·개혁 입법 처리를 위해 패스트트랙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입법 독주를 제도화하는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향후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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