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제21대 대통령 선거와 시기적으로 맞물리면서 각 정당의 대선 후보들과 정치권 인사들이 광주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추모 행사를 넘어 대선 정국의 중요한 정치적 무대가 될 전망이다.

 

16일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17일 오후 1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유세를 시작으로, 오후에는 5·18전야제에 참석해 광주 시민들과 만날 계획이다. 5·18전야제가 민주·인권·평화라는 오월정신의 가치를 승화시켜 온 상징적인 행사인 만큼, 이 후보가 이 자리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어 18일에는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되는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식에도 공식 참석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역시 17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금남로에서 열리는 전야제에 참석할 계획이다. 그러나 김 후보의 전야제 참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탄핵에 반대해온 그의 행보를 문제 삼아 광주에서는 전야제 참석을 반대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5·18민주항쟁행사위원회는 김 후보의 전야제 참석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국민의힘 광주선대위는 "5·18민주화운동은 이념과 정파를 초월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기틀을 새운 역사적 사건이고, 그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전야제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개혁신당의 이준석 후보 역시 17일 광주시당에서 선대위 출정식을 개최하며 전야제 참석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광주를 찾는 것은 5·18민주화운동이 가진 상징성과 함께 호남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18일 열리는 45주년 기념식에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여러 정당의 의원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은 16일부터 18일까지 2박3일간 광주에 머물며 다양한 일정을 소화한다. 우 의장은 16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전남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17일에는 금남로에서 열리는 민주평화대행진과 전야제에 참석하며, 18일에는 공식 기념식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도 이날 우 의장의 박사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뒤, 17일 5·18추모제와 전야제, 18일 기념식 등 2박3일간 5·18 관련 일정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또한 권성동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도 16일 전남 나주에서 집중 유세를 진행한 뒤 오후에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대전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처럼 5·18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행사가 대선 정국과 맞물리면서, 광주는 정치적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각 후보들의 행보와 메시지가 호남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그리고 이것이 향후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