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날씨와 눈길로 인해 도로가 얼어붙은 가운데, 배달 중 오토바이가 미끄러져 난감한 상황에 처했던 한 배달기사의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고 순간보다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반응'에 초점을 맞춘 이 영상은 각박해진 세상 속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인간적인 온기를 증명하며 수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얻고 있다.

 

"배달하다가 넘어졌는데 사람들 반응이…"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의 영상이 인스타그램에서 화제다. 배달 기사의 일상을 공유하는 네티즌 '아빠돈'이 지난 7일 게시한 이 영상은, 눈길 사고 직후 그에게 쏟아진 주변 사람들의 예상치 못한 훈훈한 반응을 담고 있어 네티즌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영상은 중고로 구매한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선 기사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눈은 그쳤지만, 녹았다 얼어붙은 노면은 번들거렸고, 순간 오토바이가 중심을 잃고 옆으로 쓰러졌다.

 

넘어지자마자 배달 기사가 가장 먼저 걱정한 것은 자신의 몸이 아닌 오토바이에 실린 배달용 음식이었다. 몸을 일으키며 자막으로 "몸은 괜찮은 것 같은데 음식값을 물어줘야 하나"라는 당시의 절박한 심경을 전했다.

 

바로 그때, 넘어진 모습을 본 한 행인이 망설임 없이 달려와 "괜찮냐"고 물으며 주머니에서 꺼낸 핫팩을 건넸다. 배달 기사는 핫팩을 돌려주면서도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뜻밖의 따뜻한 위로는 추위와 사고의 충격을 잠시 잊게 만들었다.

 

가슴 따뜻한 광경은 배달지에서도 이어졌다. 배달 기사는 고객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며 "오다가 넘어졌다. 음식 확인해 보시고 못 드시겠다 싶으시면 고객센터에 연락해 달라"고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첫 배달지였던 한의원에서는 고객이 음식보다 기사의 안부를 먼저 물으며 "몸은 괜찮으시냐"고 따뜻한 걱정을 건넸다. 이에 기사는 "음식 안 터졌으면 괜찮다"고 답하며 안도감을 표현했다. 또 다른 배달지 고객은 기사의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했다. 그는 "고객센터에 괜히 연락하면 기사님 잘못이라고 그런다. 나도 배달업을 해서 안다"며 오히려 기사를 안심시키는 역지사지의 모습을 보였다.

 

이 영상은 게시된 지 이틀 만인 9일 현재 '좋아요' 1만 5천 개를 돌파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네티즌들은 "아직도 살만한 세상, 날씨는 추운데 마음은 따뜻하다", "대한민국 아직 살 만하다. 좋은 분들이 많다" 등의 댓글을 달며 훈훈한 감동을 공유했다. 한 네티즌은 "뭔가 제가 다 잭팟 맞은 기분이다. 핫팩 선생님부터 한의원 선생님들, 배달업 사장님까지 너무 훈훈하다"며 영상 속 등장인물들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특히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한 한 네티즌의 댓글은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사업 실패 후 배달한 지 1년 됐다"며 "배달하면서 고객 요청사항에 생각나는 멘트가 하나 있다. '기사님 늦어도 괜찮습니다. 운전하실 때 항상 집에 있는 가족 생각하시면서 안전 운전하세요'였다. 살짝 울컥했다"고 적었다. 이어 "세상은 아직 따뜻하다. 배달하시는 분들 항상 안전하게 배달하세요"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사연은 배달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작은 친절과 위로의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눈길 위에서 발생한 작은 사고가 우리 사회의 따뜻한 단면을 비추는 거울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