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0월 15일, 과열 양상을 보이는 주택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시장은 규제 발효 직전의 '패닉 매수' 현상으로 요동치고 있다. 대책 발표가 예고된 14일부터 전날까지 서울 등 수도권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극도로 고조되었으며, 계약 후 불과 하루 만에 거래 신고를 완료하는 이례적인 사례들이 속출했다. 이는 정부의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방증한다.

 

16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및 용산구 등 기존 규제지역을 제외한 비규제지역에서는 매수 문의가 끊이지 않으며 '활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강동구, 성동구 등 한강변을 따라 위치한 지역들은 매수자들의 방문이 쇄도하며 중개업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추석 연휴 전후로도 매수 문의가 계속 이어지자, 어제는 집주인이 곧바로 1억원을 더 올려달라고 요구하더라"며, "매수자가 나타나면 계속해서 가격 인상을 요구하여 계약이 무산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서울의 비규제 지역에서는 지난 9월부터 현재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자면, 서울 성동구 금호동1가 벽산아파트의 전용면적 59.9㎡는 12일 15억 8500만원에 계약된 후 단 하루 만에 거래 신고를 마쳤다. 아울러 이달 2일 계약된 전용 84.82㎡는 직전 거래가보다 2000만원 높은 16억 1000만원에 신고가 완료되었다. 이처럼 거래가 '초고속'으로 신고되는 현상은 해당 지역이 향후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대출 규제 등의 불이익을 선제적으로 피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정부 정책의 틈새를 찾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단면이다.

 

전날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유관 부처들과 함께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새로운 부동산 안정화 대책의 핵심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대책의 골자는 주택 구매를 위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주택 가격에 따라 차등화하여, 고가 주택일수록 대출 문턱을 훨씬 높이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15억 원 이하 주택은 6억 원,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 주택은 4억 원, 그리고 25억 원을 넘는 주택은 2억 원으로 제한됩니다. 이는 지난 6월 27일의 대출 규제와 9월 7일의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 과열 현상이 계속되자, 정부가 약 한 달 만에 다시 꺼내든 강력한 수요 억제 방안입니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투기적 수요를 막고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춰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시장의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정책 실패' 비판이 재점화되고 있다. 6월 27일 대출 규제 발표 당시 규제지역 확대를 미루면서, 오히려 한강변 등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는 정부가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책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더욱이 9월 7일 대책에서는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예고하면서, 규제 시행 전 '선매수' 수요를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규제 발표가 오히려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규제 직전의 '막차' 심리를 부추겨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으며, 이러한 '풍선효과'와 '정책 실패' 논란 속에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지만, 정책의 부작용과 시장의 예측 불가능한 반응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