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정부 사기" 격노… 다원시스 전격 고소
철도 차량 제작사 다원시스의 납품 지연 사태가 단순한 계약 위반을 넘어 법적 공방과 입법 개정으로까지 확산되며 철도 산업계에 거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제작사를 사기죄로 고소하는 초강수를 둔 데 이어, 공공기관이 직접 차량 제조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법안까지 발의되면서 민간 중심의 철도 차량 제작 생태계가 근본적인 변화의 기로에 섰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다원시스의 반복적인 납품 약속 불이행이다. 다원시스는 2022년 말까지 인도하기로 했던 'ITX-마음' 150량 중 30량을 여전히 미납 중이며, 지난해 납품 예정이었던 208량 중에서도 188량의 공급을 지연시키고 있다. 이러한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다원시스가 2,208억 원 규모의 추가 물량을 수주하는 3차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가 사기당한 것"이라며 강도 높게 질책했고,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코레일의 안일한 행정을 지적하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정치권은 재발 방지를 위해 국가가 직접 공정 관리와 생산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섰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한국철도공사법 개정안은 코레일이 철도 차량의 제조 및 판매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관련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민간 제작사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 또한 코레일이 자금 조달부터 부품 수급까지 전 과정을 밀착 관리했어야 한다고 주문하며 힘을 실었다.

다원시스의 납품 지연은 유관 기관에도 막대한 재정적 피해를 입히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신규 차량 도입이 늦어짐에 따라 노후 차량을 유지하는 데 약 112억 원의 추가 정비비를 지출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에 대해 다원시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코레일 역시 사기죄 고소와 함께 3차 계약 해지를 추진하는 한편, 선금 비율을 30%로 낮추고 실제 공정률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는 국내 철도 차량 시장의 독과점 폐해와 관리 부실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남게 됐다. 다원시스가 입은 신뢰도 타격과 법적 리스크가 향후 수주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코레일의 제조업 진출 여부가 향후 철도 산업 구조 개편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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