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의장 한 명에…투기 자금 빠지며 증시 '와르르'
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으로 강경한 '매파' 인사가 지명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일제히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금과 은 가격이 수직 낙하한 것을 시작으로, 그 충격파는 아시아 증시와 가상자산 시장까지 덮치며 연쇄적인 투매 현상을 일으켰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 역시 하루 만에 5% 넘게 폭락하며 5,000선이 무너졌다.이번 사태의 진원지는 귀금속 시장이었다.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차기 의장 지명 가능성이 부상하자, 유동성 파티가 끝날 것을 우려한 자금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특히 그동안 금값 랠리를 주도했던 중국계 투기 자금이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금과 은 선물 가격은 각각 11%, 31% 이상 폭락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마진콜' 사태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은 선물의 증거금률을 이미 큰 폭으로 인상한 상황에서 가격이 폭락하자, 금과 은을 담보로 레버리지 투자를 하던 펀드들의 담보 가치가 급락했다. 추가 증거금을 요구받은 이들 펀드는 현금 확보를 위해 보유 중이던 아시아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을 가리지 않고 내던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연쇄 투매의 직격탄을 맞은 코스피는 274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4,900선까지 밀려났다. 일본 닛케이, 중국 상하이, 홍콩 항셍 등 아시아 주요 증시 역시 1~3%대의 동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외국인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4원 넘게 폭등해 1,460원대를 돌파했다.

리스크 회피 심리는 가상자산 시장으로도 그대로 전이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2% 가까이 하락하며 1억 1천만 원 선에서 거래됐고, 이더리움 역시 4%가량 내리는 등 주요 가상자산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이번 사태가 특정 자산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급격히 냉각시켰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금융 시스템 전체의 위기라기보다는, 과도한 레버리지가 특정 분야에서 붕괴하며 발생한 국지적 충격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컸던 시장이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충격이 과도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패닉 셀링에 동참하기보다는, 단기 변동성 확대 이후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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