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런 20년 만에 전기차 합류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동호회 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미니(MINI) 동호인들의 축제 '미니런'에는 행사 개최 20년 만에 처음으로 순수 전기차 모델들이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모델은 고성능 전기차인 '디 올 일렉트릭 미니 JCW'였다. 특유의 기민한 조향 감각을 뜻하는 고카트 필링을 전동화로 계승한 이 차량은, 즉각적인 가속력과 탄탄한 하체 세팅을 통해 전기차가 운전의 즐거움을 저해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리는 데 성공했다.장거리 주행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도 실제 현장에서는 기우에 불과했다. 3박 4일간 약 500km가 넘는 제주 해안도로를 달리는 동안 충전 인프라는 부족함이 없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인증 수치보다 높은 300km 중반대를 기록하면서, 하루 한 차례의 급속 충전만으로도 전체 일정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30분 내외의 짧은 충전 시간과 곳곳에 설치된 충전기는 과거 전기차 이용자들이 겪었던 이른바 '충전 스트레스'가 상당 부분 해소되었음을 증명했다.

오히려 이용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것은 충전 인프라가 아닌 경직된 규제였다. 전기차를 배에 실어 섬으로 이동할 때 배터리 잔량을 5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선적 규정 때문에, 일부러 전력을 소모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유권자들은 배를 타기 전 배터리를 소진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에어컨을 강하게 틀거나 급가속을 반복하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규제는 육지에 도착한 직후 배터리 부족으로 이어져 오히려 주행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인 캐즘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가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내연기관차 대비 압도적으로 저렴한 유지비가 전기차의 최대 강점으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와 서울을 왕복할 때 내연기관 차량은 10만 원 상당의 유류비가 발생하지만, 전기차는 5분의 1 수준인 2만 원 내외로 해결 가능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경제성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기차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판매 데이터 역시 전기차의 대세론을 뒷받침한다. 최근 집계된 국내 자동차 판매량에 따르면 전기차는 전년 대비 5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하이브리드카의 판매 실적을 넘어섰다. 미니 브랜드 내에서도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전체의 4분의 1에 육박할 정도로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빠르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고도화와 과충전 방지 기술의 발전으로 화재 등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점도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전기차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고유가가 일상이 된 '뉴 노멀' 시대에 충전 편의성과 경제성, 그리고 운전의 재미까지 갖춘 전기차의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동호회 행사에서 확인된 전기차의 가능성은 향후 레저용 차량 시장에서도 전동화 모델이 주도권을 쥐게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인프라의 양적 팽창을 넘어 선적 규제와 같은 세밀한 제도적 보완이 뒷받침된다면 전기차 시대의 안착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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