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자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유명한 도톤보리강에 최근 수천 마리로 추정되는 의문의 물고기 떼가 대거 출현해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평소 탁하고 오염된 수질로 악명이 높았던 강물에서 시커멓게 떼를 지어 꿈틀대는 물고기들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를 심상치 않은 징조로 해석하는 등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건은 며칠 전부터 도톤보리강의 중심부, 특히 글리코 간판 등 주요 랜드마크 인근에서 목격되기 시작했다. 강물을 자세히 들여다본 목격자들은 수면 가까이 빽빽하게 뭉쳐 유영하는 물고기 떼의 규모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평소 이곳 강물은 생활하수와 오염물질로 인해 물고기가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알려져 있었기에, 갑작스러운 대규모 어류의 등장은 더욱 기묘한 광경으로 다가왔다.

 

현지 언론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간 영상과 사진에는 강물 표면이 마치 검은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물고기들로 가득 찬 모습이 담겼다. 한 관광객은 "도톤보리강에 물고기가 산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이렇게 떼로 나타나니 왠지 모르게 섬뜩했다"며 "강물 오염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물고기들이 무언가를 피해 도망쳐 온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물고기 떼의 갑작스러운 출현은 곧바로 다양한 추측을 낳았다. 가장 큰 의혹은 '지진 전조설'이었다. 최근 일본 열도에서 지진 발생이 잦아지면서, 예민한 어류들이 지진 발생 직전에 이상 행동을 보인다는 속설이 힘을 얻었다. 특히 오사카 지역은 과거 대지진의 위험이 상존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또한, 이번 사건은 도톤보리강의 고질적인 수질 문제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오사카 시 당국은 강물 정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강바닥에는 쓰레기와 오물이 가득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물고기들이 수질 오염으로 인한 산소 부족이나 급격한 환경 변화 때문에 수면으로 몰려들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현지 수산 전문가들이 현장 조사에 나섰고, 물고기 떼의 정체를 밝혀냈다. 전문가들은 강물에 나타난 물고기들이 주로 숭어 종류인 것으로 확인했다. 숭어는 비교적 오염된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며, 특히 수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어종으로 알려져 있다.

 

오사카 시립 수산 연구소 관계자는 "숭어 떼가 자신들에게 더 적합한 수온을 찾아 일시적으로 도톤보리강의 특정 구간에 밀집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기온 변화나 강물 하류의 조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자연스러운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지진과 같은 대규모 재난의 전조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이며 불안감을 잠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