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 없는 4년 전쟁, 양국에 남겨진 처참한 성적표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4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우크라이나의 하늘에는 여전히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다. 개전 초기 격렬했던 전선은 기나긴 소모전으로 변질되었고, 양측 모두 막대한 피해만을 떠안은 채 출구 없는 싸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의 중재로 시작된 평화 협상은 동부 영토 문제와 안보 보장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우크라이나에게 지난 4년은 국가의 존립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린 시간이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되었다. 세계은행은 재건 비용을 약 770조 원으로 추산했으며, 이는 국가의 미래를 담보해야 할 천문학적인 액수다. 수백만 명의 국민이 난민과 이주민이 되어 가정이 해체되었고, 공동체는 무너져 내렸다.

무엇보다 참혹한 것은 인명의 손실이다. 공식적인 민간인 사망자만 1만 5천 명을 넘어섰고, 군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우크라이나군 사망자를 최대 14만 명, 총사상자는 6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국가 소멸의 위기감을 고조시키며, 수많은 젊은이들이 징집을 피해 숨거나 국외로 탈출하는 비극을 낳고 있다.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마저 집어삼켰다. 계엄령 아래 모든 선거가 중단되면서 2024년 5월 임기가 끝난 젤렌스키 대통령은 헌정 중단 상태에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쟁 영웅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차기 대선 주자로서의 지지율은 20%대에 머무는 모순적인 상황은 전쟁이 빚어낸 기형적인 정치 현실을 보여준다.

침략국 러시아의 사정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18.5%를 점령하는 대가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단일 국가로는 유례없는 규모의 군 인명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CSIS는 러시아군 사망자를 최대 32만 5천 명, 총사상자는 1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손실이다.
전쟁으로 인한 국제적 고립과 이미지 추락은 러시아의 미래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서방의 제재와 전쟁 비용 지출, 인구 감소가 맞물리면서 경제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결국 4년간의 전쟁은 양측 모두에게 회복 불가능한 상처와 폐허만을 남긴 채, 승자 없는 비극으로 귀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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