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고양이파' 압승… 대만 이어 한국도 역전하나?
동아시아 국가들의 주거 문화와 인구 구조가 급변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의 주도권이 반려견에서 반려묘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대만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개를 키우는 가구를 앞질렀거나 추월을 눈앞에 둔 상태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동물의 인기를 넘어 좁은 주거 공간과 고된 노동 환경, 그리고 1인 가구의 폭증이라는 동아시아 특유의 사회적 고충이 투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최근 대만 정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반려묘 숫자는 170만 마리를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반려견을 넘어섰다. 불과 1년 만에 개체 수가 30% 이상 급증한 수치다. 중국 본토 역시 이미 2021년에 고양이가 대세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 또한 과거의 부정적인 인식을 털어내고 실내 돌봄이 수월한 고양이를 선택하는 젊은 층이 수직 상승하며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의 원조 격인 일본은 이미 10여 년 전부터 고양이 위주의 반려동물 문화가 뿌리 깊게 정착되었다. 특히 일본은 세계적인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를 탄생시킨 국가이자 수많은 '고양이 섬'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고양이에 대한 문화적 애착이 남다르다. 캐릭터를 통해 형성된 고양이에 대한 친숙함과 긍정적인 이미지는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어, 고양이를 불길한 존재가 아닌 귀엽고 친근한 동반자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양이가 반려 동물의 대세로 떠오른 실질적인 원인으로는 도심의 밀집된 주거 형태가 꼽힌다. 대다수 현대인이 좁은 아파트나 원룸에 거주하며 반려견을 매일 산책시킬 여유조차 없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잘 적응하며 산책에 대한 부담이 적어, 퇴근 시간이 늦고 개인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최적화된 동반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고양이 붐’의 이면에는 동아시아 청년 세대가 겪고 있는 저출산과 고립이라는 씁쓸한 현실이 자리한다. 치열한 생존 경쟁과 치솟는 생활비 탓에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청년들이 아이 대신 고양이를 가족으로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유모차보다 반려동물용 유모차 판매량이 앞서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온기를 동물에게서 찾으려는 외로운 현대인의 자화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면서 반려동물 경제는 역설적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중국의 펫푸드 시장 규모는 향후 몇 년 내에 천문학적인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한국 지자체들은 외로움 해소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실정이다. 과거 쥐를 잡는 등 실용적인 목적으로 길러졌던 고양이는 이제 현대인의 정서적 공허함을 메워주는 유일한 인생의 동반자이자 가족 구성원으로 격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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