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비하' 배재고 징계 절차 착수, 7월 2일 경기 '불투명'
고교야구 현장에서 발생한 지역 비하 응원 파문이 단순한 사과를 넘어 교육청 조사와 징계 절차라는 공식적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29일 청룡기 1회전에서 배재고 선수단이 광주일고를 향해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구호를 외친 사건과 관련해, 30일 오전 광주일고 이규연 교장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를 전격 방문했다. 이 교장은 협회 측에 엄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며 이번 사태를 학원 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인권 침해로 규정했다.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행정 당국도 즉각적인 실력 행사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배재고 야구부를 대상으로 한 별도 조사에 착수했으며, 응원 구호의 선정 과정과 지도자들의 방임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KBSA 역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징계 수위 조율에 들어갔다. 특히 당장 7월 2일로 예정된 배재고와 순천 효천고의 경기 강행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협회는 해당 경기의 정상 진행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학생들의 철없는 행동을 넘어 프로 지명을 앞둔 유망주들의 진로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KBO 규약상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드래프트 참가를 막을 명문화된 근거는 부족하지만, 프로 구단들은 이미 해당 선수들에 대한 리스트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혐오 표현에 민감한 팬덤의 정서를 고려할 때, 이번 논란에 연루된 선수들을 지명하는 것 자체가 구단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장에서는 그동안 수도권 팀들이 지방 팀을 상대로 벌여온 고질적인 조롱 문화가 이번 기회에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야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투리 야유나 지역 비하적 발언은 고교야구 현장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나, 이번처럼 특정 역사적 비극을 조롱의 도구로 삼은 것은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혐오 밈이 여과 없이 학원 스포츠 현장에 이식된 결과로, 교육계 전반의 인권 교육 부재를 드러낸 단면이기도 하다.

광주일고 조윤채 감독은 배재고 측의 사과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이 입은 정신적 상처가 깊다는 점을 강조했다. 배재고 선수들이 경기 후 상대 더그아웃을 찾아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영상과 그로 인한 사회적 지탄은 개별적인 사과로 해결될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광주 지역의 다른 학교들을 상대로도 유사한 행위가 있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사태는 지역 간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의 종착지는 KBSA의 징계 수위와 교육청의 후속 조치가 될 전망이다. 협회 관계자는 사안의 폭발성을 고려해 최대한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향후 학원 스포츠 내 인종·지역 차별 행위에 대한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른들이 방치한 혐오의 언어가 아이들의 입을 통해 그라운드에 울려 퍼진 대가는 이제 '징계'와 '진로 차질'이라는 무거운 현실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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