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마신 생수 한 병, 1년에 '9만개' 플라스틱 조각 먹는 셈...충격 연구 결과

 우리가 편리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마시는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가 건강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적'이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캐나다 콩고디아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현대인은 매년 평균적으로 약 3만 9000개에서 5만 2000개에 달하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물을 마시는 방식에 따라 그 수치가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수돗물만을 마시는 경우 연간 섭취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약 4000개 수준에 그쳤지만, 생수병에 담긴 물을 주로 마실 경우 그 수치는 무려 9만 4000개까지 폭증했다. 이는 같은 물이라도 플라스틱병을 통해 섭취할 때 우리 몸에 들어오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이 20배 이상 급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세 플라스틱이 위험한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매우 작아 인체의 방어 시스템을 뚫고 장기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거나 심지어 숨을 쉬는 과정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이렇게 한번 체내로 유입된 미세 플라스틱은 쉽게 배출되지 않고 몸 안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 축적이 우리 몸의 정상적인 시스템을 교란하며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순한 이물질을 넘어, 우리 몸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내에 축적된 미세 플라스틱이 유발할 수 있는 질병의 목록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단기적으로는 원인 모를 염증 반응을 일으키거나 소화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신체의 방어 체계인 면역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생식 기능 저하, 기억력과 집중력 같은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염색체에 손상을 입히거나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편리함을 위해 선택했던 플라스틱병 하나가 이토록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큰 경종을 울린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연구팀은 더 이상 이를 개인의 선택 문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안했다. 우선 생수병 제품에 미세 플라스틱 및 나노 플라스틱의 존재 여부와 이로 인한 잠재적 건강 영향을 명확하게 표기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위험성을 인지하고 제품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제품의 생산 단계부터 수거 및 재활용,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생산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생산자책임확대(EPR)' 제도의 도입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인 학술지 '위험물질 저널'에 게재되며 그 공신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