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휴지 잘못 걸면 세균 덩어리?
화장실 두루마리 휴지를 거는 방향을 둘러싼 오랜 논쟁은 단순히 개인의 취향 문제를 넘어 위생과 직결된 과학의 영역에 속한다. 변기 물을 내릴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된 물방울이 화장실 전체로 퍼져나가며, 사소해 보이는 휴지 거는 방식 하나가 세균 노출 위험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최근 미국 콜로라도 대학 연구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변기 물을 내릴 때 발생하는 미세 입자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변기 뚜껑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릴 경우 수많은 물방울이 공중으로 솟구쳐 수 분간 떠다니며 벽과 주변 사물에 내려앉는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확인했다.

문제는 이 물방울 입자에 장내 세균이나 각종 병원성 미생물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특히 변기 뒤쪽 벽면이 이러한 비말에 의한 오염에 가장 취약한 구역이라고 지적했다. 즉, 변기와 가까운 벽은 보이지 않는 세균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두루마리 휴지를 거는 올바른 방향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제시한다. 휴지의 끝부분이 벽 쪽을 향하게 거는 '언더(Under)' 방식은 휴지를 사용할 때마다 종이가 오염된 벽면에 쓸리게 될 위험이 크다. 반면, 끝부분이 바깥쪽을 향하는 '오버(Over)' 방식은 휴지와 벽 사이에 공간을 확보하여 교차 오염의 가능성을 현저히 낮춘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오버' 방식은 130여 년 전 두루마리 휴지를 처음 발명한 세스 휠러가 특허 도면에 명시한 공식적인 사용법이기도 하다. 그는 휴지를 풀 때 깨끗한 안쪽 면이 자연스럽게 사용자의 손에 닿도록 이 방식을 고안했다.
오늘날 호텔과 같은 전문 숙박시설에서 휴지 끝을 바깥으로 향하게 걸고 삼각형으로 접어두는 것 역시 단순한 서비스 차원을 넘어선다. 이는 청소가 완료되었다는 위생의 신호이자, 이용자가 벽에 닿지 않은 깨끗한 첫 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위생 관리의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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